2012/05/16 01:07 DOODLE/FAUX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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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긴 여행에서 돌아왔다.
멀리서 거리를 두고 보면 모든 것이 느리게 춤추듯이 흘러가는 것 처럼 보이다가
이내 고개를 들이밀면 새로울 것도 없이 그대로 여기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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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의 전시회에서 보았던
푸른 밤바다의 레이스같던 파도 앞에서 곱게 포옹한 채 춤을 추던 그림이 생각나는
그런 바람이 분다.
윈슬러 호머의 여름밤,의 계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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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 마음이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들어
전부터 벼르던 상담을 받았다.
새삼스러울 이야기는 없었다는 건 그 만큼 내가 내 주제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에 보았던 다큐멘터리에서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재능을 실로 가지고 있다,라고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해 보여주었는데
나 역시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대충은 알고 있다.
운이 좋은 편도 아니며, 크게 이름을 떨칠 만한 위인도 못되고,
나의 방과 광장 사이에서 번민하고, 죄책감과 분노는 오랜 좋은 맞수였다.
만들어 놓은 것을 세상에 내놓기를 두려워하면서 실은
타인보다 스스로에게 더 가혹하게 잣대를 들이대고
무기력해지고 게을러지는 자신을 못 본 채 하며
언제나 스스로와 세상을 3인칭으로 바라본다.
깊은 구멍, 있어야 할 자리, 기껏해야 썪은 사과뿐인 세상에 놓여진 말, 고독.
지겹게도 알아온 스스로를 재확인 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었건만,
뭐든 어찌되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올해 들어 몇 번이고 드는 생각이지만
백 년도 더 산 것 같다.
삶이 고마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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