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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투데이를 시작했을 때
말그대로 하얀 텍스트 에리어가 너무 작아서
150자를 넘기면 붉은 색으로 WARNING의 네거티브 기호가 떴다 

습관 앞엔 장사 없다더니
이제는 티스토리의 이 드넓은 텍스트 에리어만 보면 지레 긴장하여
펼쳐놓기만 하고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나날들이 계속된다

글팔자 없는 내가 요즘은
이야기를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이건 무슨 연예인 팬픽쓰는 느낌으로 망상을 펼치고 있다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글을 좀 쓴다거나 잘 쓴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오히려 글이 내 반평생을 말아먹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제나 하소연이든 눈물이든 분노든 글로 썼다
남겼다 기록했다 
풀거나 해소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튼 썼다
말할 수 없었고 어딘가에는 말해야 했다
그래서 썼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인지
나는 소위 글쟁이라 칭하는 사람들을
비웃는다
누구나 다 쓴다
-쟁이를 붙이는 인간치고 제대로 된 쟁이는 없다는게 내 오랜 편견이다
이 곳은 코스프레 투성이다 

오랫동안 꾸준히 땅을 팠다고 
물이나 석유가 나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싸구려 암모나이트라도 나왔으면 하는 것이
소심한 바램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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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ire
날이 잠깐 풀렸다.
산책을 나가려다가 그만두었다.
반납해야할 책이 있고 한참을 밀렸다.
검색해보니 예약자도 두명씩이나 걸려있다.
예약도서를 반납할 때는 자동 반납기를 사용하지 못한다.
데스크에 직접 반납해야하는데
23일쯤 연체된 날짜가 나를 부끄럽게 한다.
부끄러운 일로 사람을 대할 때가 가장 부끄럽기에
6시가 넘어서 오픈하는 아랫층의 무인반납기를 이용할 생각이다.
그러면 아마 해가 진다음에 집에서 나와야겠지.
부끄러운 일을 만들지 말고 살아야 하는데
가끔은 이런 것 이상으로도
그저 살아있는게 부끄럽다고 느낄 때가 있다.
오늘의 날씨는 내일과 같지 않겠지만
부끄러운 일로 오늘의 날씨를 그냥 버린다.
책 한권은 반절을 읽지 못했다.
그것 마저 부끄럽다. 
다행인 것은
책살 돈이 없는 걸 부끄럽게 여기진 않는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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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ire

2012/02/20 19:33 DOODLE/ETC

사람

열살 무렵의 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되었다.  너무도 무서웠다.

열다섯 무렵의 나는
사람이 사람 때문에 울거나 망가질 수 있다는 걸 경험했고,

스무살 무렵의 나는
성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스물다섯 무렵의 나는
그건 성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사람을 좋아하는 내 방식이 남들과는 좀 다른 거였다는 알았고

서른살 무렵의 나는
그리 살다 사람이 지겨워져서 나의 세계는 나를 제외한 단 한 명이면 충분하다고 단언했다.


요즘은 계속 샤먼에 대해 생각한다.
나와 타인들. 타인들과 타인들.
물 밑으로 연결된 섬.
완벽하지 못한 연약함.
사랑스러움과 잔악무도함.
공중에 붕 떠있거나 혹은 저 바닥아래 달라붙어있거나.
무수한 스펙트럼들.
용기있음. 비겁함.
원. 고리. 반복. 순환.
3인칭. 3인칭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자신.
묻어두려고 하는 것, 끄집어 내려고 하는 것.
방학. 쉬는 시간. 피크닉.
잡아당기는 것과 밀쳐내는 것.
더 많은 관찰 대상. 필요한 관객.
나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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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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